팔각을 넣은 차슈 만들기 - 향신료는 조금만!
- 일상들
- 2018. 5. 11. 00:42
예전에 집에 삼겹살이 남았을 때 '이걸 또 구워먹긴 그렇고
새로운 걸 한 번 만들어보자'는 생각에 차슈를 만든 적이 있었는데,
정말 맛있었던 기억이 있었다. 적절히 짭짤하고 달달한게 너무 맛있어서
지금까지 삼겹살이 남으면 가끔씩 해 먹었었는데
그럴 때 만든 차슈는 약식버전으로 얇은 삼겹살로 대충 만든 것이여서
이번에 한 번 제대로 만들어보고 싶었다.
그래서 주문한 게 바로 이것...
한자로는 팔각, 영어로는 스타아니스라 불리는 향신료이다.
유튜브에 자주 보는 요리 채널에서 많이 나오길래
'아, 쓸 만한 향신료인가보다' 생각해서 별 생각없이 샀는데
이 때만 해도 이게 대참사를 일으킬줄은 상상도 못 했다...
지금 사진 찍으면서 다시 맡아보니 민트향 치약 느낌이 확 나는데도
왜 그땐 몰랐지?
먼저 오픈마켓에서 싸게 산 수입 삼겹살을 팬에 구워주자.
이러면 마이야르 반응때문에 맛이 더 좋아진대나?
구워지는 동안 차슈장을 만들었다.
간장 한 컵, 맛술 반 컵,설탕 4큰 술,물엿 1큰 술
통후추 약간, 대파 두 대, 통마늘 3알, 생강 두 쪽, 물 9컵
그리고 문제의 팔각 5개...
삼겹살은 겉면을 노릇하게 구워줬다.
그리고 차슈장에 삼겹살을 투하!
이 때까진 순조로웠지
센 불에 먼저 20분 동안 끓여줬다.
그런데 끓이면서 자꾸 치약향? 그 민트의 화~한 향이 자꾸 나는거다.
팔각에서 나는 향이였는데 처음엔
익숙하지 않아서 그렇겠지... 하고 계속 참았는데
계속 맡아도 이건 좀 아닌거였다.
그래도 이 때까진 '좀 더 끓으면 괜찮겠지?' 하는 생각이 앞섰었다.
(센 불에 20분 후 중불로 20분 더 끓인 상태)
여기까지 졸이고 맛을 봤는데 분명 예전 차슈의 그 맛이긴 한데
자꾸 팔각향이 코를 거슬렸다. 그래도 좀 졸이니 나아지긴 했지만
그 미묘한 민트 비스무리한 향이 뒷 맛을 어지럽혔다.
솔직히 이거 처음 살 땐 엄청 기대했었다.
'드디어 나도 향신료를 써 보는구나', '이거 넣으면 맛 수준이 달라지겠지?'
그랬었는데 결과는 처참했다.
결국 이 시점에서 팔각은 철수.
겉모습은 그럴 듯 하다.
차슈는 건져서 식히고
차슈장은 체에 걸러서 따로 담아놨다.
맛을 봤는데 꽤나 성공적이였다.
단짠단짠 느낌의 간장소스
팔각을 빼고 30분 정도 더 끓여서 그런지 향은 많이 줄어들어서
나름 괜찮았다. 계속 맡다보니 코가 적응 했나보다.
완성된 차슈.
이게 총 1시간 40분 정도 끓인 상태이다.
사실 한 50분 정도 끓였을 때 조금 꺼내서 먹어 봤는데
딱 그 정도만 삶는게 차라리 나은 것 같다.
그 정도에서 먹었을 때 썰었을 때 잘 썰리고
부드러움과 단단함의 조화가 좋았는데
이 정도로 끓이니 너무 물러져서 식혀서 썰어도 잘 안 썰리더라.
맛도 큰 차이는 없고 말이다.
차슈를 완성했으니 간단하게 차슈덮밥을 만들어 봤다.
먼저 밥에 차슈장을 조금 뿌리고,
썬 차슈를 올리고 대파,미숙 계란을 올려서 먹었다.
차슈가 사진상으로는 뻑뻑해 보이는데 엄청 부드럽다.
저 비계 부분은 동파육 느낌도 난다.
예전에 만들었던 차슈와
팔각을 넣은 차슈를 비교하자면
처음 한 두입은 팔각을 넣은게 더 맛있는 것 같다.
뭔가 요리같은 느낌이 들고 차슈장만 먹었을 때와는 다르게 고기를 먹으니
그 향이 어느 정도 매력적으로 느껴졌다.
하지만 향이 강해서 그런지 쉽게 물리는 느낌이 있었다.
이건 취향 차이겠지만 나 처럼
팔각이나 이런저런 향신료를 굳이 살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다.
그냥 생강,통후추 정도만 들어가는 레시피로도 충분히 맛있다.
차슈를 만들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
계란이 제일 맛있다...(!)
계란은 두 개씩 삶자, 이게 제일 꿀팁이다.
총평: 팔각을 처음 써 봐서 5개나 넣었던 것이 가장 큰 실수였던 것 같다.
괜히 레시피 만드는 사람들이 두 세개씩만 넣는게 아니였다.
다음에 팔각을 쓸 일이 있다면 하나 정도로 포인트만 줘야지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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